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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2,000km급 전파망원경 한·일 손잡고 우주와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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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2,000km급 전파망원경 한·일 손잡고 우주와 대화한다

입력
2006.11.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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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가로지르는 지름 2,000㎞짜리 초대형 전파망원경 시스템이 2008년 가동된다.

일본은 최근 4개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시스템(VERA)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는 울산에 전파망원경을 짓고 있다.

우리나라가 울산 외에 서울, 제주에 총 3개로 구성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완공하면 2008년 한국과 일본의 7개 전파망원경을 묶어 지름 2,000km에 해당하는 거대 전파망원경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전파망원경이란 빛을 감지하는 광학망원경과 달리 천체에서 내는 전파를 관측한다. 전파망원경 역시 클수록 멀리 있는 전파를 관측하는 분해능(分解能)이 좋아진다.

특히 광학망원경과 달리 여러 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면 망원경들이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큰 망원경의 분해능을 갖는다. 이것이 전파간섭계(VLBI)다.

즉 지름 1㎞짜리 전파망원경 하나와, 1㎞ 거리를 두고 몇 개의 망원경을 나열한 전파간섭계는 똑같이 멀리서 오는 전파신호를 잡아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은 아리조나주를 중심으로 9,000㎞, 유럽은 2,500㎞ 규모의 전파간섭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국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협력의 손길을 뻗은 것은 2001년부터다. 21,22일 울산에서 열리는 '한·일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회의'는 벌써 6번째다.

일본의 경우 남태평양의 일본령 섬에 전파망원경을 지어 최대 거리 2,300㎞를 확보했지만 망원경들의 위치가 찌그러진 타원 모양이어서 고른 방향에서 전파신호를 분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공동시스템을 구축하면 전체 망원경 나열이 원 모양이 되는데다, 망원경 개수가 많아져 희미한 신호까지 잡아낼 수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500㎞에 불과한 전파간섭계 규모를 2,000㎞로 넓힐 수 있다. 이 경우 분해능은 달에 있는 사람(2m)을 점으로 인식하는 수준에서 달에 있는 강아지(50㎝)를 인식하는 수준으로 향상된다.

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부 김효령 부장은 "중국과 북한도 동참토록 해 8,000~9,000㎞ 규모의 전파간섭계를 구축하는 게 장기 목표"라며 "그 정도면 세계 어느 연구 인프라와 견주어도 부럽지 않은 동아시아 전파간섭계가 구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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