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주요 승부처였던 오키나와(沖繩)현 지사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큰 힘을 받게 됐다.
19일 실시된 선거에서는 연립여당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지한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ㆍ67ㆍ사진) 후보가 민주당 등 야당이 지원한 이토카즈 게이코(絲數慶子ㆍ59) 후보를 누르고 새 지사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미국과 일본이 지난 5월 합의한 주일미군 재편 문제뿐만 아니라 갓 출범한 아베 정권의 향후 행보를 점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자민당으로서는 승패 여하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갈릴 수 있는 불안한 선거였다. 야당측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일미군 재편작업이 심각한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컸다.
최근 아베 정권의 지지도 하락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12일 후쿠시마(福島)현 지사선거 패배에 이은 선거 연패만큼은 꼭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기본법의 중의원 채택을 강행하는 등 악재가 돌출한 상황에서 치른 선거였다.
결국 오키나와 선거 승리로 아베 정권은 ‘기쁨 두 배’가 됐다. 아베 정권은 야당이 심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교육기본법의 회기 내 통과와 고이즈미(小泉) 정권 시절 내쫓았던 ‘저항세력’의 복당을 강행하는 등 독주 정국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이번 선거를 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의 토대로 삼겠다”고 호언했던 민주당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선거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이다. 야당과의 공조 투쟁 등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민주당 내 보수세력들은 벌써부터 오자와 흔들기에 나설 태세다.
하토아먀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간사장은 “(오자와) 대표가 선거에 강하다는 신화가 무너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교육기본법 심의 거부 등) 국회 대응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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