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소리'로 불리는 에밀레종 소리가 사람 목소리로 재현됐다.
배명진(49)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은 20일 "사람 목소리를 이용해 에밀레종 소리와 진동 주파수가 거의 일치하는 소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종소리를 내기 위한 관건은 저음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 전통종 소리는 성인 남성의 저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라 사람들이 에밀레종을 만들 때 남성 목소리에서 본을 땄다는 학설도 있다.
배 소장은 이를 위해 30, 40대 남성 200여명에게 '아 에 이 오 우' 소리를 내게 한 뒤 주파수가 가장 낮고 진폭이 긴 '이'음만을 뽑았다. 여기에 에밀레종의 맥놀이(울림주기)와 종을 칠 때 나는 타격음을 덧씌워 인공 종소리를 만들어냈다. 배 소장은 "성인 남성 목소리의 기본진동수(150㎐)와 에밀레종의 진동수(168㎐)가 비슷한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 혜공왕 때인 771년 만들어진 에밀레종은 높이 3.75m, 지름 2.27m, 두께 11~25㎝로 한국 최대의 종으로 소리가 '에밀레' 처럼 들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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