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8일 한국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 표결을 강하게 비난하며 남북관계 단절 가능성을 경고했다. 북한이 이 같은 강경 기류를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남북간의 긴장 수위도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남 사업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당국의 유엔 결의안 찬성은 6ㆍ15 공동선언의 기초를 파괴하고 북남관계를 뒤집어엎는 용납 못할 반통일적 책동”이라며 “모든 엄중한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조평통은 구체적 조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민족의 존엄과 이익보다 외세의 눈치를 보며 권력을 지탱해나가는 자들은 우리와 상종할 체면도 없을 것”이라며 현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조평통은 또 “남조선 당국은 이미 미국의 반(反)공화국 제재ㆍ압력 책동에 맞장구를 치고, 동족 사이의 인도적 사업마저 외세에 팔아먹었고, 집단적 제재에도 가담함으로써 북남관계에 새로운 장애를 조성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비난 성명이 의례적인 엄포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행동에 옮겨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유엔의 인권결의안이 통과됐을 때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위적 억제력을 천 백배 다져 나갈 것”이라며 핵개발 지속을 다짐한 뒤 실제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조평통 경고대로라면 현재 중단돼 있는 남북 당국간 대화 중단 상태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 12월 초쯤으로 예상되는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한국의 중재자 역할에 딴지를 걸어 한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될 수도 있다. 북한이 만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에 제동을 걸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무력충돌을 유발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평통이 그전의 대남 비난 성명에 비해 원색적 표현을 자제한 점을 감안하면 남북간 대화의 문은 열어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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