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재무장해 지금의 벽을 뛰어 넘읍시다.”
무섭게 성장하는 STX그룹을 이끌며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를 쓰고 있는 강덕수 회장이 ‘멈추지 않는 도전’을 경영 화두로 꺼내 들었다.
19일 STX에 따르면 강 회장은 17일부터 3일간 경남 남해에서 열린 하반기 임원 워크숍에서 사장단을 비롯한 전 임원들에게 “과거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추진해온 많은 성과들을 뒤로 한 채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각심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올해는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한 균형성장이 주요 과제였다면 내년은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경쟁력 있는 수익구조를 갖추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 양적 팽창을 거듭해온 STX를 이젠 질적으로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STX그룹의 올해 성적은 사실 경이로운 수준. 2001년 출범 당시 2,900억원이었던 매출이 5년만에 28배나 많은 8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의 이 같은 초고속 성장 이면엔 강 회장의 개인 신화도 함께 쓰여지고 있다. 옛 쌍용중공업 재무총괄임원(CFO)였던 강 회장은 2000년 회사가 외국계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서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그는 이듬해 쌍용중공업을 직접 인수, 사명을 ㈜STX로 변경하면서 오너로 등극했다. 이어 2001년엔 대동조선(현 STX조선), 2002년엔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등을 잇따라 인수, STX그룹의 덩치를 키워 왔다.
강 회장으로선 샐러리맨으로 출발, 자신이 다니던 기업을 인수해 오너가 된지 5년만에 8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액 8조대의 거대기업 총수가 된 셈이다. 때문에 그에겐 ‘샐러리맨의 신화’, ‘인수 합병(M&A)의 귀재’, ‘천운의 사나이’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인수하는 업종마다 운 좋게도 시황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따라오는 법. 미래 성장 업종을 골라내는 강 회장의 동물적인 사업감각과 특유의 인재중시경영이 오늘의 STX그룹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회사 내부 인사들의 설명이다.
강 회장은 신입사원 채용시 직접 면접 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달에는 무려 1,200명이나 되는 후보군을 4일간 직접 면접했으며, 그 결과 당초 예정인원(400명)보다 훨씬 많은 660명을 선발했다. 강 회장은 “막상 면접을 해보니 놓치고 싶지 않은 인재들이 너무 많았다”면서 “더 뽑은 만큼 돈 좀 더 벌면 되는 것 아니냐”고 호탕하게 웃었다.
강 회장은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쪽 에너지 개발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강 회장은 “우리같이 작은 회사는 국제 메이저들과 직접 맞붙어서는 아직 승산이 없다”면서 “메이저들이 아직 가지 않은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며 어떤 오지라도 달려갈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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