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인 특별지출비를 수년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타이베이(臺北) 시장 겸 국민당 주석이 시장 재직기간인 8년간 수령한 특별지출비에 상당하는 1,500만대만달러(약4억5,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마 시장은 18일 “나는 법을 준수하는 공무원이며 공적 용도의 자금과 사적인 돈을 구분한다”며 의혹을 부인하면서 “내가 금전과 관련된 사건에 연루돼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결백을 입증하는 의미로 1998년부터 받은 특별지출비 총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마 시장은 1,500만달러 중 600만달러를 이날 자선단체 등에 기부했고, 400만달러는 조만간 기부할 예정이다. 나머지 500만달러는 그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기부해온 기부금의 총액이다.
마 시장은 “특별지출비 의혹은 이 항목의 공금을 사용하는 전국 6,500명의 공직자 모두가 해당될 수 있는 행정적 허점이어서 이들을 위해서라도 결코 시장직에서 사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 시장은 자신이 특별지출비 의혹과 관련돼 기소된다면 시장직은 물론 국민당 주석직도 내놓겠다는 배수진도 쳤다.
하지만 민진당은 마 시장의 기부를 유죄에 대한 반성으로 간주하면서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과 퍼스트레이디 우수전(吳淑珍)의 비리 스캔들에 쏠렸던 따가운 여론을 마 시장쪽으로 몰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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