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중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주요 자동차 업체의 기선잡기 경쟁이 18일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시작됐다. 현대ㆍ기아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 토요타, GM 등 세계 ‘톱 클래스’ 업체가 일제히 내년 중국 시장에 출시할 최신 차종을 선보였다.
올들어 일본 토요타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베라크루즈, 싼타페 등 완성차 형태로 수출하는 6개 차종과 현지 합작법인(베이징현대)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해치백과 쏘나타 등을 포함해 총 13개 모델을 출품했다.
관객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단연 럭셔리유틸리티차량(LUV)인 베라크루즈였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 출시로 최근 확보한 중국 SUV시장에서의 1위 자리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판매법인 구영기 수석대표는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베라크루즈가 중국 시장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며 “판매가격도 뛰어난 품질과 성능을 바탕으로 한국보다 20% 가량 비싼 40만~45만위안(5,500만원 내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해치백 스타일의 아반떼XD 5도어를 내놓았다. 베이징현대 엄광흠 부총경리(마케팅담당 상무)는 “그 동안 40만대 이상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반떼에 신모델을 추가함으로써 준중형차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베이징 공장에서도 신형 아반떼를 생산하는 한편 중국 고유모델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아차는 현지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의 천리마(현대차 베르나 변형모델), 쎄라토, 카니발 등을 출품했다. 또 폭스바겐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직접 참가한 가운데 프라이드의 중국형 모델인 리오 신차 발표회도 열었다.
쌍용차도 160평 규모의 별도 부스를 마련해 카이런, 렉스턴Ⅱ, 액티언, 뉴체어맨, 로디우스의 5개 차종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적 명차로 꼽히는 마이바흐의 스페셜 버전(마이바흐62 S)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최고급 대형 SUV인 ‘GL-Class’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또 한국에서는 지난 8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뉴제너레이션 E-클래스’의 신차 발표회도 열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에는 파리에서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E-클래스’ 36대의 베이징 도착 행사를 열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토요타는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캠리와 신형 코롤라 등을 출품해 중국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GM이나 포드, 폭스바겐, BMW, 아우디 등도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주력 차종으로 삼고 있는 최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그러나 모터쇼 주최측의 준비 소홀과 혼잡으로 취재진 대부분이 제때에 입장하지 못해 참가업체 최고경영자의 인터뷰나 신차공개 등 행사가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해 행사진행에 큰 오점을 남겼다.
베이징=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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