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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복장, 유럽에선 착용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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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복장, 유럽에선 착용금지

입력
2006.11.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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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부르카ㆍ히잡 등 무슬림 여성의 전통복장을 금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면서 종교와 인권탄압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17일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부르카가 공공 질서와 안전을 어지럽힌다는 이유에서다.

네덜란드 전체인구의 5%인 100여만명의 무슬림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네덜란드 이슬람 공동체는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에서 부르카를 착용하는 여성은 5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번 부르카 착용 금지법은 이슬람인들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 의회는 지난해 12월 극우파 정치인인 기르트 윌더스가 보안강화 조치의 하나로 내놓은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는 안건을 가결, 무슬림들의 베일 착용을 금지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법안이 총선(22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통과돼 반이민정책을 선호하는 우파성향의 표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 금지 조치는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2004년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인 ‘히잡’의 착용을 금지했다.

영국 대법원도 최근 얼굴과 손만 내놓고 전신을 가리는 ‘질밥’ 착용을 학교에서 금지한 조치는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달에는 초등학교 보조교사였던 무슬림 여성이 눈만 내놓은 채 얼굴을 가린 ‘니캅’을 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영국에서는 정치인들까지 나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잭 스트로 노동당 하원 원내총무는 “이슬람 여성들이 베일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가 이슬람인들의 시위를 촉발했고, 토니 블레어 총리도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을 쓰는 것은 분리의 의미”라며 이슬람 전통복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독일에서는 이슬람 여학생 2명이 부르카를 입고 다닌다는 이유로 정학을 당했고, 독일 정부가 재발을 막기 위해 교복 착용 의무화를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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