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고건 전 총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자신의 싱크탱크인 ‘미래와 경제’ 부산지부 창립세미나 참석차 17일 부산을 찾은 고 전 총리는 자신이 범 여권 정계개편의 축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만남 이후 두 사람의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두 분의 만남으로 인한 문제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고 전 총리는 “내가 말하는 신당은 정부 여당에 대한 대안”이라며 “노 대통령은 여당을 지키겠다는 말씀도 하셨고, 국정을 마무리 하는데 전념을 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노 대통령의 신당참여에 거듭 선을 그었다.
고 전 총리는 “현재 뜻을 같이한다고 교감하고 있는 분들과 비공개적으로 접촉 중”이라며 “한나라당에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만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중순 이후에 대화모임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대북 정책 등 참여정부의 정책실패와 관련, “초대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차별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가장 큰 문제점은 강남이라는 특수지역의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전국의 부동산 정책을 수립, 집행했다는 것과 그 방법이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대로 세금과 규제에 의한 수요억제 정책 일변도로 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아침 일찍 KTX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고 전 총리는 ‘GO, GO, 고건’, “부산 사람들도 많이 사랑해주이소” 등 피켓을 들고 나온 50여명의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시장으로 이동한 고 전 총리는 시장 상인들로부터 소비침체와 불황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들었다. 고 전 총리는 이들에게 “중학시절 잠깐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자갈치시장에서 배를 타고 통학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 후 부산지역 대학생들과 간담회도 한 고 전 총리는 20일에는 서강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지방을 순회하며 지지 층 확대를 위한 잰 걸음을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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