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_인도 핵 협력에 대항하는 중국_파키스탄 핵 협력 전선이 태동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3일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파키스탄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핵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예상되는 중_파간 핵 협력의 골자는 중국이 파키스탄에 핵 발전소 건설을 지원ㆍ협력하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펀잡주(州) 카시마의 2개 원자로 건설에 도움을 준 중국이 이 원전의 2배 용량인 600㎿급 원전을 건설하는데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장리(張力) 쓰촨(四川)대 교수는 16일 “파키스탄은 중국과의 핵 협력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며 “10년 만에 이뤄지는 후 주석의 방문을 통해 양국간 협력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협력은 중국과 파키스탄에 위협적인 미국과 인도 간 핵 협력에 대항하는 성격이 짙다. 3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인도에 대해 비군사적 핵 시설의 사찰을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으로부터 민간 차원의 핵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협정은 7월 하원에 이어 16일 상원에서도 압도적 표차로 통과돼 다음달 상하 양원의 법안 단일화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인도와 같은 대우를 미측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파키스탄으로서는 중국과의 핵 협력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원한 라이벌 인도를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중국도 파키스탄 카드가 싫지 않다. 물론 파키스탄 방문에 앞서 20일 인도 지도자들을 만나는 후 주석이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여야 하는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중_파 간 움직임에 긴장하는 쪽은 미국이다. 미국은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통해 핵 기술을 북한과 이란등에 수출한 파키스탄의 ‘전력’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파키스탄이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과 펀잡주 여러 곳에 핵 시설을 건설해 탄두에 쓰이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우려는 한편에선 자업자득 측면이 짙다. 파키스탄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소위 ‘충분한 '안전조치’ 하에 인도에 원자로를 제공한다는데 왜 중국이 파키스탄에 원자로를 제공하는 데는 그 논리가 적용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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