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2세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한국 국적 변호사의 길을 열었고, 이후 동포의 인권 보호를 위해 헌신했던 고(故) 김경득(金敬得) 변호사의 아들 창호(昌浩ㆍ22)씨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
도쿄(東京)대 법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창호씨는 최근 2006년도 일본 사법시험 2차 시험에 합격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동경했다는 그는 “지금부터 아버지가 해왔던 활동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생전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지병 때문에 56세의 아까운 나이에 타계한 고 김경득 변호사는 네 자녀의 교육, 특히 민족교육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호씨의 경우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 일본어 회화를 못할 정도로 집에서는 한국말만 쓰게 한 것이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1976년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고 김경득 변호사는 외국 국적을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 최고재판소와 인생을 건 대결을 벌인 끝에 79년 외국인 최초의 변호사가 됐다. 이후 지문날인으로 상징되는 외국인등록법이나 전후 보상, 공무취임권 등 재일동포의 인권을 억압하는 법이나 제도에 정면으로 맞서 투쟁하는 등 재일동포사회의 정신적 지주로 활동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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