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앤더슨 지음ㆍ이노무브그룹, 이호준 옮김 / 랜덤하우스 발행ㆍ416쪽ㆍ1만9,500원
절판된 음반에 담긴 음악이 듣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0년 전만 해도 레코드점이나 음반 회사에 연락해 재고 유무를 확인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들은 안방에서 아마존, 아이튠스나 음원 공유 사이트를 통해 중고 음반이나 디지털 음원을 찾을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상의 음악은 음반 형태로 존재할 필요가 없고, 매장에 진열될 이유도 없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한 디지털 기술혁명은 이처럼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상품의 20%에 해당하는 히트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80/20법칙’(파레토 법칙). 이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신념과 결합해 과거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80/20법칙’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인터넷 덕분에 제품 전시나 물류 비용은 제로에 가까워졌고, 소비자들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품 정보를 접하고 구매하게 되면서 시장 왜곡 요인들도 거의 사라졌다.
저자는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롱테일 법칙’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즉 상품의 수요곡선의 꼬리 부분(대중적 선호도가 낮은 상품의 매출)이 길어져 머리 부분(히트상품의 매출)과 맞먹거나 능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동안 간과돼 온 틈새상품의 중요성을 말한다.
일견 어려운 경제학 용어처럼 들리는 이 법칙은 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역시 음반보다 미니홈피 배경음악, 휴대전화 컬러링 등으로 음악산업이 재편되고 있으며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어 음반을 내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롱테일 법칙’이 온라인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소개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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