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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들, 남몰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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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들, 남몰래 웃는다

입력
2006.1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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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에 대한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이 규제에서 빠져있는 대부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당장 돈이 급한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고금리를 물어야 하는 대부업체로 몰릴 가능성이 커 금융당국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외국계 대부업체 반사이익

11ㆍ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6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예외 없이 40%로 줄어든 데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LTV 한도도 60%에서 50%로 축소됐다.

제도권 금융기관 어느 곳에서도 1억원 짜리 집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돈이 5,000만원을 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나머지 5,000만원의 담보 여력으로 LTV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부업체의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풍부한 자금력을 지닌 외국계 대부업체는 호기를 맞게 됐다. 메릴린치가 투자한 대부업체인 페닌슐라캐피탈은 LTV 80~90%까지 대출을 해주면서 금리도 고객신용도 등에 따라 6~13%, 평균 8%를 적용하고 있어 은행, 저축은행 등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부여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적용으로 인해 소득증빙을 하지 못하거나 LTV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을 파고들 여지가 충분하다. 실제 올 7월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까지 대출잔액이 1,000억원 가까이 이르며 정부의 대출 규제방침이 전해진 뒤로 대출을 크게 늘리려 하고 있다.

다른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도 국내 대부업체 시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계 대부업체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잠식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국계 대부업체로 향하는 고객들은 DTI나 LTV 적용 이상으로 돈을 빌리면서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문다는 점에서 주택 실수요자라기보다 투기적 수요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때문에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민들은 소형 대부업체로 몰려

더구나 외국계 대형 대부업체들은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고객 신용도와 담보 물건의 등급 등을 따지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40%대의 고금리를 무는 소형 대부업체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비싸 주택구입 자금용이라기 보다는 은행대출 한도가 꽉 찬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사업 운전자금이나 급전용으로 이용해 왔다"며 "하지만 이들 기관의 대출한도가 줄어들면서 돈이 급한 서민들은 결국 대부업체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부업체는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대부업체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금융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가 등록 관리 업무를 맡고 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16일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서민들이 대부업체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부업체의 편법 영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감독체계 효율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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