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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당론 실종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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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당론 실종된 與

입력
2006.1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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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다."

16일 국회에서 만난 열린우리당의 한 소장파 의원이 전날 출자총액제한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한 당정협의를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출총제의 대안으로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를 주장해왔던 그의 말엔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우제창 3정조위원장 등이 당내 이견을 무시한 채 출총제를 조건 없이 폐지하자는 주장만 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이날 외교, 국방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선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참여 폭을 확대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우리당 의원들끼리 상반된 주장을 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출총제와 PSI, 그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우리당의 당론은 매번 없다. 올 초 '사학법 재개정 불가'를 당론으로 정한 게 마지막이다.

"그렇잖아도 당이 어수선한데…"(한 원내부대표)라는 말에선 아예 당론을 모으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했음이 느껴진다.

우리당은 지난해부터 재보선에서 참패할 때마다 국민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왜 국민이 우리당을 신뢰하지 않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모르는데 무엇을 믿으라는 것인가. 지도부도, 일반 의원들도 다들 자기 생각만 떠들고 있을 뿐이다. 지도부는 있으되 혼란을 정리할 리더십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집권 여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장 중구난방을 중단하고 당론을 결집하기 위한 치열한 논쟁부터 시작해야 한다. 출총제만 해도 그렇게 해야 시장에 일관된 사인을 줄 수 있다. 통합신당이니, 재창당이니 하는 정치공학적 논의는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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