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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 '드로잉 센터'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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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 '드로잉 센터' 개관

입력
2006.11.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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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 국내 최초로 드로잉센터가 생겼다. 16일 문을 열고 첫 전시로 <잘 긋기> 전을 시작했다.

드로잉센터는 창작의 기본이자 시발점인 드로잉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드로잉의 개념과 영역을 확장ㆍ발전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드로잉센터 디렉터 설원기(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씨는 “창작활동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모든 흐름이 결과 위주인 데 반해 (창작의) 과정을 주목하고 격려하는 것이 드로잉센터의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또 “드로잉 하면 흔히 종이에 연필로 그린 밑그림이나 습작을 떠올리지만, 요즘 작가들 중에는 그런 전통적 드로잉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따라서 드로잉의 개념도 좀 더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드로잉의 개념은 “작품이나 결과를 위해 온갖 수단을 써보면서 상상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드로잉센터는 결과보다 과정, 개념보다 상상, 완성보다 실험에 초점을 맞춘다.

이처럼 폭넓은 개념은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에서 잘 드러난다. 국내외 한국 작가 40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이것도 드로잉인가’싶은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전통적인 드로잉도 있지만, 설치작업과 영상, 사진도 있다. 어떤 형태든 공통적인 것은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행위와 그 과정을 즐기는 유쾌함이다. 배종환은 장난감 칼을 마치 유물처럼 설명판까지 만들어 전시했다. 주재환은 빨래 건조대에 온갖 음료수 병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안두진은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오브제들을 바닥에 잔뜩 늘어놓아 장난감 나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작가들은 저마다 다양한 기법과 형태를 즐기고 있다. 이순종은 고추장을 손가락에 찍어 그림을 그렸고, 강기원은 대형 목판에 거친 칼맛을 살려 조선 시대 표암 강세황의 얼굴을 새겼다. 오브제와 드로잉을 결합한 김인배의 작품도 흥미롭다. 벽에 작은 선반을 매고, 선반 그림자에 이어지게 벽에 드로잉을 해서 전체적으로 뚜껑 열린 상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2차원 평면 드로잉이 3차원 오브제와 만나 또 다른 3차원 조형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만화영화의 친숙한 캐릭터나 각종 스티커로 만든 박미나의 드로잉은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것의 재발견이다.

이번 전시는 작업 방식이나 태도, 과정에 따라 <점으로부터> <가로지르기ㆍ채우기> <그리기ㆍ파기ㆍ휘두르기> <말걸기ㆍ찾기ㆍ들여다보기> <상상하기> <움직임으로> 의 6개 방으로 공간을 나눴다. 내년 1월 21일까지 한다. 마침 대학로의 아르코미술관에서도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드로임 개념을 확장한 <드로잉 에너지> 전이 열리고 있다. 나란히 둘러보면 더 재미있겠다. (02)4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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