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사령관이 12년 만에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군 방안에 반대했다.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15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현 상황에서 철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11ㆍ7 중간선거 이후 첫 이라크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이라크 및 중동을 관할하는 최고위 미군 사령관이 직접 이라크 병력을 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은 군과 행정부가 민주당의 이라크 철군론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중간선거 뒤 4~6개월 안에 이라크에서 단계적으로 군대를 빼내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집중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오히려 단기적으로 이라크에 병력 증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이라크에서 군대를 빼내기 시작한다면 종파간 살육이 증가하고 이라크 정부를 곤란에 빠뜨릴 것”이라며 “이라크 군과 경찰의 훈련과 자문 제공을 위해 일정 정도 미군 병력을 늘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이라크 상황이 나빠진 데는 부시 행정부가 2003년 개전 초반 더 많은 병력을 파견하지 않은 것도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전 직후 이라크에 수십만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에릭 신세키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 “옳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라크 정책 수정 요구를 의식한 때문인지 마이클 헤이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마이클 메이플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이라크 내전 양상에 대한 보고를 내놓으며 아비자이드 사령관의 철수 반대를 뒷받침했다. 메이플 DIA 국장은 서면보고를 통해 이라크에서 지난달 다국적군에 가해진 테러 공격은 하루 평균 180명으로 1월의 70명보다 2.5배, 시민에 대한 공격은 1월의 4배인 40명에 이르는 등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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