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미권 말고도 세계의 명작은 많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미권 말고도 세계의 명작은 많다

입력
2006.11.15 23:49
0 0

“소년이여, 세계는 넓고 읽을 책은 많다.”

세월의 풍화작용을 견뎌내며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 고전의 한 정의이지만, 고전의 목록마저 불변인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해 동어반복적으로 쏟아지는 명작 시리즈는 마치 영미문학이 세계문학의 전부인 것처럼 문학의 편향성을 심화시키고, 50년 전 명작은 종종 21세기의 감수성과 마찰을 일으키며 문학과의 거리감을 늘린다. 어른들도 이럴진대 아이들임에랴.

21세기에 맞는 새롭고 다양한 고전들을 소개하며 청소년문학의 세계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다림세계문학> 시리즈가 이탈리아 작가 실바나 간돌피의 <셰익스피어를 사랑한 거북이> 를 출간하며 10호를 기록했다.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들을 골고루 읽히며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 시리즈는 영미권이나 러시아, 서유럽 일부 국가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온 세계문학전집의 관행에서 탈피해, 중국 일본 북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동유럽 중동 동남아 등 그동안 소외됐던 문화권의 작품들을 발굴, 소개해왔다.

시리즈의 목록은 중국 현대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지난해 출판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다소> (차오원쉬엔)를 시작으로 독일의 <망각의 정원> (미하엘 엔데), 이탈리아의 <마두레르를 위한 세상> (로베르토 피우미니), 불가리아의 <얀 비비얀의 모험> (엘린 ?y린), 아르헨티나의 <세상에서 나가는 문> (아나 마리아 슈아), 영국의 <잔지바> (마이클 모퍼고), 프랑스의 <바다 아이> (장 클로드 무를르바), 스웨덴의 <에스페란자> (야콥 베겔리우스), 러시아의 <괴물 셀리반> (니콜라이 레스코프) 등으로 다채롭게 채워졌다.

15개 문화권의 근현대 대표 작가 중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들의 중ㆍ단편 작품을 골라 원전의 맛을 최대한 살려 완역했으며, 각 책마다 해당 국가의 문화색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그 나라 화가에게 삽화를 맡겼다. 죽음을 앞두고 거북이로 변신한 할머니와 할머니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손녀의 모험을 그린 <셰익스피어를…> 은 이탈리아 화가 파비안 네그린의 몽환적이고 강렬한 화풍에 힘입어 베네치아의 정취가 물씬 전해지며, 첸지앙홍이 삽화를 그린 <바다소> 는 중국 특유의 강인한 색감과 붓터치로 상상력의 공간을 확장했다.

시리즈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 없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바다소> 와 <바다 아이> 같은 작품은 독자의 상당수가 어른들이었다.

도서출판 다림의 이정선 기획팀장은 “기존 세계문학 시리즈와의 차별화를 위해 1년이 넘는 자료조사 기간을 거쳐 기획자들을 섭외하고 작품 목록을 선정했다”며 “요즘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들을 골고루 소개한 게 시장에 어필해 권별 회전률도 높고 판매 상황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림세계문학> 시리즈는 현재 30권까지 번역 및 삽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후 작품목록은 추후 보완될 예정이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