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특별위원회는 15일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채택은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강행된 것으로 향후 여야간의 정치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야당측은 이날 심의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시절 자행된 교육개혁을 위한 ‘시민과의 대화’에서의 ‘입맞추기 질문’사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정안 채택은 있을 수 없다며 퇴장했다. 그러나 여당측은 채택을 연기할 경우 의회 일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야당측이 결석한 가운데 채택을 강행했다.
교육기본법 개정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최우선 과제이지만 최근 ‘입 맞추기 질문’사태와 ‘이지메 자살’문제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개정안 채택의 강행을 놓고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의 채택 강행을 강하게 비판한 야당측은 중의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위원회의 심의를 거부하는 등 여당과의 정면충돌도 불사할 태세다.
이날 특별위원회를 통과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중의원 본회의 채택을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육성해온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한다”는 표현이 포함되는 등 국가와 전통, 공공의 정신을 함양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947년 공포된 교육기본법은 전후 일본 교육을 이끌어 온 ‘교육헌법’과 같은 존재이다. 전후 일본의 보수ㆍ우익 세력은 이 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군국주의로 상징되는 ‘전전(戰前) 복귀’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정 움직임이 다시 힘을 받게 된 데는 학력저하와 청소년 비행이 심각해지는 등 악화한 일본의 교육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보수ㆍ우익 뿐만 아니라 엘리트 교육과 도덕 교육의 강화를 요구하는 세력들이 개정 운동에 합류함으로써 사회적 대세를 형성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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