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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부시 맥빠진 순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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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부시 맥빠진 순방 되나

입력
2006.11.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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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14일 중간선거 참패 후 첫 외유를 시작했으나 미 언론들로부터 국제무대에서 그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언론들의 지적은 정상 외교에서도 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날 워싱턴을 떠난 부시 대통령은 16, 17일 싱가포르를 방문하는데 이어 18, 19일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20, 21일 귀국 길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대처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부시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의제는 국제무역과 북한 핵, 에이즈 및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이지만 “이런 논의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중간선거 참패의 영향으로 부시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여부”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커트 캠벨 부소장의 말을 인용, “APEC 정상들은 부시 대통령이 아시아 전체의 광범위한 의제들을 진전시킬 단호한 의지가 있는 지 아니면 약화된 모습을 보일 지를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부시 대통령의 ‘힘’이 빠졌는지, 그렇지 않은 지를 가늠해보고 거기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포스트는 구체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예로 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대북 제재를 위해 한국을 압박하겠지만 이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거부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어려운 논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순방은 그의 위상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 통신은 보다 직설적으로 “일부 세계 지도자, 특히 부시의 카우보이식 독선에 분노하고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위험한 일방주의로 여기는 지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불운을 속으로 흐뭇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미 민주당에 맞서 자유무역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유지할 지 여부도 국제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13일 하원에서 베트남에 대한 무역장벽을 낮추는 무역관계 정상화법안을 처리하려다 실패함으로써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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