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재임용에서 탈락했던 남천우(75) 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24년 만에 교수신분을 회복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대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남 교수는 7월 교원소청심사특별위원회에서 재임용 탈락 처분 취소 결정을 받았다. 당시 17년차 부교수였던 그는 75년 대학교원 기간임용제가 도입된 뒤 진행된 심사에서 탈락한 첫 교수였으며 이 일로 재임용 심사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 교수의 절망은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대학교원 기간임용제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해 재임용 탈락자 490명을 구제하면서 희망으로 바뀌었다. 노태우 정부시절 소송을 냈다 패소한 경험이 있는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5월 재임용 탈락 취소 신청서를 학교에 냈고 7월 소청심사위로부터 자신의 재임용 탈락이 부당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탈락 이유에 대해 묻자 “글쎄…”라고 말을 아꼈지만 깊은 한숨에서 섭섭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서울대는 연구실적 부진을 이유라고 밝혔으나 남 교수는 아직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주변에서는 80년 5ㆍ18 민주화 항쟁 당시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에 참가한데 대한 군사 정권의 보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 교수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별다른 감회는 없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이순신 관련 저서에 명예교수라는 직함만이라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그는 10일 이장무 서울대 총장을 찾아 이 같은 바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물리학자이지만 문화재를 연구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학교를 떠나 있는 24년 동안 그는 <유물의 재발견> <거북선 구조에 대한 재검토> <이순신은 전사하지 않았다> 등의 책을 내면서 ‘이순신은 전사하지 않았고 16년간 은둔했다’‘거북선은 철갑선이 아니다’ ‘석굴암은 암자가 아니라 석굴사다’는 등 주장을 펴 문화계에 논쟁을 일으켰다. 그는 “석굴암을 둘러보고 원형복원이 물리학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문화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순신은> 거북선> 유물의>
교수직은 회복했지만 남 교수는 다시 강단에 서지는 못한다. 현행 서울대 교원 임용 정년이 65세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원 임용 정년 때문에 재임용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결정은 복직 개념이 아니라 명예회복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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