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 1년간 집값 상승의 혜택을 누구보다 톡톡히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기획취재팀이 아파트를 소유한 청와대와 열린 우리당, 재경부, 건교부 등의 주요 부동산 정책 당국 고위층 15명의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평균 2억3,117만원이 올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8% 가량 오른 것으로, 국민은행에서 집계한 전국의 전년 대비 아파트가격 상승율 7.6%를 4배 가량 웃돌고, 최대상승 지역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18.5%)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 이들이 과연 집값 폭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분노를 체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48평형 아파트를 소유한 김용덕 건교부차관은 집값이 지난해 12억5,000만원에서 16억3,000만원으로 무려 3억8,000만원이 올랐다. 또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재경부 임영록 차관보, 허용석 세제실장, 윤영선 부동산 실무기획단 부단장, 강봉균 열린 우리당 정책위 의장 등 모두 6명의 집값이 3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
고위 주택 당국자들은 11월 기준으로 평균 10억 4,267만원 짜리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서울 강남 지역과 준 강남으로 분류되는 용산구 이촌동이나 안양, 용인, 분당 등에 집을 가지고 있었으며, 강북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번 조사는 관보에 게재된 ‘공직자 재산변동 사항’ 을 토대로 국민은행 ‘아파트시세’를 검색해 비교했고, 재산공개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임 차관보와 윤 부단장은 아파트 소유 현황을 전화 등을 통해 확인했다. 그러나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정책비서관, 송영길 열린 우리당 정책위 수석부위원장 등은 주택을 소유했거나 아파트를 전세로 살고 있어 직접 비교의 어려움 때문에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기획취재팀=이태희ㆍ김용식ㆍ안형영기자 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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