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재임 중 마지막 행사로 추진했던 금강산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이 장관은 14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8주년 행사(17~19일)에 참석하려 했으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그러나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만 자아냈다. 일부에서는 북측이 쌀ㆍ비료 지원 보류 결정을 내린 이 장관에 앙심을 품고 금강산 방문을 껄끄러워 하는 분위기여서 이 장관이 지레 방북을 포기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인사문제나, 북에서 오지 말라거나, 누가 가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추측을 부인했다.
이 장관의 금강산 방문 취소로 남북관계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의 방북은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실천하는 행사였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방북을 취소함으로써 북측이 이를 남측의 강경 메시지로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실험 이후 관광객 예약 취소와 미국의 사업 중단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측도 이 장관의 8주년 행사 불참으로 기운이 빠졌다.
이 장관은 2월 취임 후 4월 평양 장관급 회담 및 금강산 윤이상 음악회, 5월 개성공단 등 3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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