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코치가 숙적 일본을 상대로 치른 감독 데뷔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명보 코치가 임시 사령탑을 맡은 올림픽대표팀(21세 이하)은 14일 오후 8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전체적으로 앞서는 경기를 펼쳤지만 1-1 무승부에 그쳤다. 친선경기 2차전은 21일 일본에서 원정경기로 벌어진다.
감독으로서 첫 경기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전날 4-3-3 전술 적용을 암시했던 것과 달리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양동현(울산)과 이근호(인천)가 투톱으로 나섰고, 박주영(서울)과 이승현(부산)이 좌우 날개로 배치됐다. 김승용(서울)과 오장은(대구)이 중앙에서 공수를 조율했고 포백 수비라인은 안태은(서울), 강민수(전남), 이요한(인천), 김창수(대전)로 이뤄졌다. 수문장은 정성룡(포항). 소속팀에서 측면 미드필더나 공격수로 기용된 김승용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것과 청소년대표팀 경력도 없는 무명 강민수, 김창수의 선발 출전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 전반 4분 코너킥 찬스에서 김승용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슛,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잡은 후 우세한 경기 내용을 보였지만 마무리 능력 부족으로 추가골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12분 이승현의 오른발 슛이 골키퍼 정면에 안긴 것과 전반 35분 이근호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에선 날린 슛이 크로스바를 벗어난 것이 가장 아쉬운 장면.
전반을 1-0으로 마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 대신 백지훈(수원)을 투입하며 4-3-3으로 포메이션을 변화시켰다. 양동현을 축으로 왼쪽에 이근호, 오른쪽에 김승용이 스리톱을 이루고 백지훈, 이승현, 오장은이 역삼각꼴 미드필드진을 이뤘다.
한국은 후반에도 경기 내용에서는 일본을 압도했지만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일본의 크로스가 안태은의 머리에 맞고 골네트로 들빨려 어가는 자책골로 연결되며 동점을 허용했다. 볼 점유율에서 앞서면서도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홍명보 감독은 후반 30분 두 번째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김승용 대신 장신 스트라이커 심우연(서울)을 투입, 양동현과 투톱을 이루게 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회귀한 것.
한국은 후반 31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바깥에서 백지훈이 날린 프리킥이 아쉽게 골포스트를 비켜 났고 후반 45분 양동현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수 차례 맞은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아쉬운 종료 휘슬을 맞았다. 박주영은 경기 후 “어제부터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출전을 자청했다”며 “홍명보 코치님의 감독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더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짧았던 훈련 기간에도 불구, 내용적으로 앞서는 경기를 펼쳤고 경기 흐름에 따라 선수 기용을 달리하며 전술에 변화를 주는 등 능동적인 대처력을 보여 무난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창원=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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