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업들이 네티즌 ‘시선 추적’에 나섰다.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등에 네티즌 시선이 머무는 지점과 시간 등을 분석해 홈페이지와 광고 개편에 적용하는 아이 트랙킹(Eye Tracking) 시스템을 도입하는 IT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야후코리아가 아이트랙킹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데 이어 NHN 다음 옥션 등도 관련 연구팀과 시설을 마련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F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야후코리아는 최근 서울 삼성동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아이 트랙킹을 본격 연구하는 이용자경험연구소(User Experience Lab)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대당 4,000만원을 호가하는 스웨덴 토비사의 특수 모니터와 분석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아이 트랙킹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연구 대상자가 모니터 앞에 앉으면 보이지 않는 광선을 발사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좇는다. 이후 화면상 특정 위치에 머문 지점과 시간 등을 자동 분석해 결과를 보여준다.
이 모니터 분석에서 재미있는 것은 사진 분석. 전지현이 모델로 등장한 휴대폰 사진으로 실험한 결과 사람들의 시선은 모델의 얼굴에 우선 머문 뒤 전지현이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따라서 모델의 얼굴이나 시선과 떨어진 곳에 제품을 배치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수시 실시한 아이 트랙킹을 통해 야후코리아는 네티즌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추가 메뉴를 보여주는 ‘더보기’ 기능, 메뉴가 회전하는 ‘콘텐츠 회전판’ 등이 연구 결과 도입됐다. 석ㆍ박사급 전문 연구인력 8명을 이끌고 있는 야후코리아의 최영완 연구팀장은 “안경처럼 쓸 수 있는 아이트랙킹 장비도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휴대폰의 무선인터넷 홈페이지에 머무는 이용자들의 시선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후코리아에 이어 NHN도 같은 장비로 구성한 유저 익스피어리언스(UX)팀을 꾸렸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옥션도 연구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자사 뿐만 아니라 경쟁사 홈페이지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F 관계자들이 야후코리아의 이용자경험연구소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 팀장은 “IT 관련 대기업 등 다른 업체 관계자들도 자주 방문한다”며 “실제 장비들을 테스트하는 것은 물론, 도입 과정과 활용 방법 등에 관심 보여 실전 경험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트랙킹은 대상별로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오차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광고와 홈페이지에 활용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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