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첨단기능을 장착한 각종 신제품과 서비스가 물밀 듯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복잡해진 기능을 숙지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보는 각종 기기,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미리 사용해보고 독자들의 바른 선택을 위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IT리뷰’ 코너를 신설합니다.
영상기기를 만드는 사람과 감상하는 사람은 서로 입장이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궁극의 화질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눈 앞에서 실물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화질 구현은 영상기기 제작업체와 이용자 모두의 꿈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내놓은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1000’은 꿈에 한 걸음 다가선 차세대 영상기기다. 기존 DVD보다 월등히 향상된 고화질(HD) 영상을 제공한다. 블루레이는 데이터 저장 용량이 일반 DVD의 7GB보다 7배 이상 향상된 50GB여서 그만큼 고화질과 생생한 음향, 다양한 부록을 담을 수 있다. 이를 판독하기 위해 일반 레이저와 다른 푸른색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블루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연 블루레이의 화질이 어느 정도나 좋은 지 현재 국내 시판중인 유일한 TV연결용 플레이어인 삼성전자의 ‘BD-P1000’을 사용해 시연했다. 영상 리뷰에는 소니픽처스에서 발매한 블루레이 디스크 영화 6편과 앞으로 국내 출시할 ‘몬스터 하우스’ ‘쿵푸허슬’ 2편을 이용했다.
기존 DVD와 가장 큰 차이는 샤프니스로 표현하는 선명도이다.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인 ‘몬스터 하우스’의 경우 나뭇잎의 잎맥과 등장 인물들이 입고 있는 스웨터의 올이 선명히 보일 만큼 영상의 세밀한 표현이 뛰어났다. 디스크에 수록된 영상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에 DVD보다 월등 선명한 영상 표현이 가능하다.
아울러 자연스런 색감표현도 일반 DVD보다 우위에 있다. 블루레이용으로 나온 제시카 알바가 등장하는 블루레이용 타이틀 ‘블루스톰’을 보면 카리브해의 푸른 빛깔이 실제 바다처럼 선명하게 펼쳐진다. 색 분리도와 빛을 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변하는 그라데이션 효과가 그만큼 자연스럽다. 이 정도의 훌륭한 색감과 선명도라면 HD급 영상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경우 극장에 버금가는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음향 또한 DVD보다 높은 질감을 자랑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 들어있는 음향은 일반 DVD에 사용된 돌비디지털 5.1채널과 달리 비압축 방식의 PCM 5.1 채널이다. 따라서 압축되지 않은 녹음 상태 그대로의 소리여서 스피커를 통해 울리는 소리가 음량도 크고 훨씬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몬스터하우스’ ‘첫 키스만 50번째’ 등을 재생해 본 결과 화면 속 등장인물 위치에 따라 전후 좌우 스피커에서 각기 다른 소리를 선명하게 들려준다. 또 자동차가 움직이면 소리도 자연스럽게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등 음향의 분리도와 이동성, 방향감 등이 극장 음향에 가깝다.
화질과 음향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지만 리모콘의 반응 속도가 느린 점은 흠이다. 리모콘의 버튼을 누른 후 결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약 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또 플레이어가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정보를 읽는 로딩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다.
이처럼 사소한 단점을 제외하면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안방 극장을 원하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충분히 사로잡을 만하다. 아직까지 130만원대인 가격과 블루레이 타이틀이 많이 출시되지 않은 점이 보급 확대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내년에 블루레이를 지원하는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 등 경쟁기기가 국내 출시되고 다양한 블루레이용 영화 타이틀이 쏟아지면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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