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사업이 중국으로 넘어갔을 때는 정말 아찔했습니다."
포스코건설의 나이지리아 철도현대화 2단계 사업 수주(본보 1일자15면 참조)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원걸(사진) 산업자원부 2차관은 1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숨가빴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나이지리아 철도현대화 2단계 사업은 아프리카 심장부인 나이지리아를 관통하는 1,500㎞구간의 노후철도를 현대식 철도로 교체하는 대규모 공사. 포스코 건설의 적극적 노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사상 최대규모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당초 포스코건설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던 나이지리아 정부였지만 지난 4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나이지리아 방문 이후 태도가 급변했다. 후 주석이 나이지리아에 25억 달러의 차관제공을 약속하자 나이지리아측은 우리나라에 중국 수준의 차관제공을 요청했고, 우리측이 난색을 표하자 결국 1단계 사업을 중국에 넘긴 것이다.
비상이 걸렸다. 2단계 공사는 반드시 따내야 하지만 중국수준의 차관제공은 불가능했다. 이 때 나온 묘안이 철도 부설비용을 제공하고 유전지분을 받아오자는 것. 이 차관은 8월 나이지리아를 방문, 오베산조 대통령에게 이같이 제의했고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그러나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나이지리아측에서 '원유부존이 확인된 광구'의 지분을 제시한 것. 이는 '원유가 실제 생산되는 광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이 차관은 "우리측은 실제 석유가 생산되고 있는 생산유전이 아니면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며 "결국 지난 5일 서울을 방문한 다우코루 석유장관과 밤늦도록 담판을 진행해 우리 뜻을 관철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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