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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집 낸 한광섭 삼성그룹 상무/ "문학적 소양은 리더의 필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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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집 낸 한광섭 삼성그룹 상무/ "문학적 소양은 리더의 필수조건"

입력
2006.11.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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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섭 삼성 기획전략실 상무가 최근 두 번째 시집 <미운 이 누구냐고> (도서출판 천우)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한 상무는 20년 넘게 홍보 및 광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광고 전문가다. 2000년부터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국내광고를 담당했으며, 올해 임원이 되면서 삼성의 인트라넷을 포함한 온라인 전략 업무를 맡고 있다. '우리의 대표 브랜드, 삼성'(2002년), '함께 가요 희망으로'(2003년), 'Happy Together'(2006년) 등 귀에 익은 슬로건이 그의 손을 거쳤다.

소위 잘 나가는 대기업 간부 사원이었던 그는 2001년 월간 <문학세계> 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필명은 '한온(寒溫)'. 한 상무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 고교 1학년 때 처음 습작을 해본 이후 꾸준히 시를 써 왔다"며 "항상 시감을 메모하고, 직접 쓴 시를 나누다 보니 지인들이 시집 출간을 권했다'고 말했다. 등단한 이후 20~40대에 쓴 시들을 추려 그가 첫 번째로 낸 시집이 바로 <그 시간들의 풍경> (2001년, 도서출판 천우)이다.

한 상무는 "서점에 내 시집이 진열된 것을 처음 본 순간 '사람들이 수많은 책들 중 내 책에 눈길을 주기나 할까'하는 걱정도 했지만, 내 시집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그 어느 순간보다도 뿌듯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상무는 "두 번째 시집을 내고 나니 내 정신의 궤적이 보이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20대의 시는 다스리기 힘든 욕망이 거칠면서도 창의적인 언어를 통해 돌출한 반면, 최근의 시를 보면 상념이 더 깊어지고 거친 욕망이 순화된 것을 느낀다"며 "두 번째 시집부터 중용을 상징하는 필명인 '한온'을 쓴 것은, 달라진 인생관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상무는 시집 발간 후 몇몇 지인들에게 책을 나눠줬을 뿐 어떤 홍보 활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5년 후에 책 한 권을 더 낼 용기도 생긴다"고 말했다.

한 상무는 "마음껏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문학적 소양은 사회적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이라며 "잇속 계산에만 치열한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은 인문학의 위기일 뿐 아니라 전사회적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문학의 저변이 넓어져 직장인이 시를 쓰는 것이 신기한 일이 안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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