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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시릴땐… '황혼의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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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시릴땐… '황혼의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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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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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에 모인 관객들과는 분명 각종 매체를 통해 수십 번 만난 사이다. 그러나 이제야 바로 코앞에서 눈길을 교호하며 함께 울고 웃는다. 목덜미를 감도는 스산한 초겨울 바람속에서 옆집 사람 같기만 한 중견 배우들의 무대가 손을 내민다.

김혜자가 5년만에 무대에 선다. TV 출연과 사회 활동의 와중에 2001년 모노 드라마 <셜리 밸런타인> 으로 연극과 만났던 그가 이번에는 극단 실험극장의 <다우트> 를 택했다. <셜리…> 때는 과감한 노출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다.

엄격한 가톨릭 학교에서 신부를 둘러싼 동성애 의혹을 풀어나가는 엘로이셔스 원장 역이다. 이번 연극이 끝나면 그는 14년째 맡고 있는 월드비전의 친선대사로 돌아가 세계 오지의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다우트(의혹)’ 없는 행보를 재촉할 계획이다. 2005년 미국에서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한 화제의 무대로, 국내 초연이다. 플린 신부 역은 중견 박지일이 맡았다. 윤다경 우명순 등 출연. 최용훈 연출. 12월 5~11일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월~금 오후 4시 8시, 토 4시 7시30분, 일 3시 6시. (02)764-5262

현란하게 치고 받는 순발력만 강조되기 십상인 젊은 배우들의 버디 연기. 그러나 중견들은 곰삭은 버디의 맛을 선사한다. 3년째 이어 오고 있는 <늙은 부부 이야기> . 오영수-이혜경, 이순재-성병숙, 이호성-예수정 등 ‘늙은 부부’역을 맡았던 세 짝꿍들의 호흡을 이어 받을 네번째 커플은 양택조-사미자씨. 그러나 삶의 질곡을 한 번씩 오르내렸다는 점에서 이들의 무대는 더욱 반갑다. 아들의 간을 이식 받고 간신히 죽음을 면한 양택조씨, 급성 심근경색으로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사미자씨. 모두 지난해 두 사람을 덮친 일이다. 중년 커플들의 송년 모임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던 이 자리가 이번 연말에는 어떤 풍경을 연출할 지 관심이다. 위성신 작ㆍ연출. 2007년 1월14일까지 코엑스 아트홀. 화 오후 8시, 수~금 4시 8시.

캐서린 헵번, 헨리 폰다의 앙상블로 각인돼 있는 1981년의 영화 <황금 연못> 이 낯익은 탤런트들의 연극으로 온다. 권성덕-정영숙씨가 노부부의 수더분한 사랑을, 정선일-박순천씨가 밉지 않은 젊은 커플로 등장하는 극단 유의 연극 <황금 연못> 이다. 호숫가 여름 별장에 있는 황금 연못은 이들이 화해를 이루고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는 자리다.

21년만에 영화ㆍ방송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유길촌(66)씨, 동생이자 극단 유시어터 대표인 유인촌(55)씨가 각각 연출자와 제작자로서 처음 함께 만드는 연극이다. 본격적인 연극 공부를 위해 13일 일본으로 떠난 인촌씨는 “올드 팬이나 실험성 짙은 연극을 위한 자리로 극장이 거듭나기 위한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12월1~31일 유시어터. 화~금 오후 8시, 토 3시 7시, 일 3시.(02)3444-0651

2001년 첫 선을 보였던 MBC 마당 놀이 <변강쇠> 도 세밑을 향해 내달린다. 윤문식(변강쇠) -김성녀(옹녀)씨의 찰떡 궁합에 김종엽(꼭두쇠)씨의 늘푼수가 점입가경이다. 손진책 연출. 17~12월21일 장충체육관. 화~목 오후 7시30분, 금ㆍ토 3시 7시30분, 일 2시 6시. (02)368-1515

장병욱기자 ah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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