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가 14일 오후 8시 창원종합운장에서 숙적 일본과의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를 통해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원활하지 못했던 선수 수급과 부족한 훈련 시간 등 객관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 됐든 사령탑 데뷔전에서 라이벌에게 진다는 것은 ‘한국축구의 아이콘’과 같은 그로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비록 임시직 사령탑이지만 그가 어떤 용병술을 보여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홍명보 코치도 일본전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2007아시안컵 예선 최종전(15일 테헤란)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코치는 13일 창원 국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았고 긴 시즌을 거쳐 선수들의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지만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고 선수들에게는 미래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일본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홍 코치는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성인 대표팀에 가서도 빨리 적응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기존 대표팀에서 사용하던 전술로 나서겠다”며 한국축구의 기본 전술 틀로 자리잡은 4-3-3 포메이션으로 일본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볼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며 ‘경기 지배’를 목표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로가 누적된 일부 핵심 선수를 제외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홍 코치는 백지훈(수원)의 출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일본전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몸상태가 더 중요하다. 12일 합류한 선수가 14일 경기에 선발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K리그 플레이오프로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의 투입을 자제하겠고 말했다.
승패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홍 코치가 일본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홍 코치는 현역 시절이던 1993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0-1로 패한 뒤 인터뷰에서 “다시 일본에게 지면 축구화를 벗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를 밝혔고 이후 은퇴할 때까지 일본에게 한번도 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한ㆍ일전은 현역 시절 라이벌 관계였던 이하라 마사시 일본 올림픽대표팀 코치와 지도자로서 맞붙는 첫 대결이기도 하다. 홍 코치는 “현역 시절 서로 많은 것을 배운 사이다. 앞으로도 한ㆍ일 양국의 축구를 위해 큰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라이벌과 재회한 소감을 밝혔다.
창원=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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