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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네오콘의 퇴조와 한미동맹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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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네오콘의 퇴조와 한미동맹의 과제

입력
2006.11.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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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모았던 미국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참패,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대한 심판이다. 공화당 참패의 주요 원인은 이라크전 실패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분노와 심판의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부시가 선거 다음날 이라크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럼스펠드가 경질됨에 따라, 힘을 통한 패권주의를 추진해온 '럼스펠드 독트린'에도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 '힘을 통한 패권주의' 수정 불가피

우리의 관심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럼스펠드 퇴진이 한반도 정세와 한미동맹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이다. 일단 네오콘들의 영향력 감소와 퇴조가 예상된다. 골수 네오콘인 존 볼튼 유엔대사가 의회 인준 거부로 낙마할 것이 확실하며, 내정간섭적 발언을 일삼으며 한국정부를 압박해온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도 다른 자리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북미간 양자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해결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압력이 만만치 않겠지만, 네오콘의 좌장 격인 딕 체니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대북 강경정책의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미동맹 개편 역시 미국의 필요성에 의해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큰 틀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딕 체니 부통령이 대북한 강경정책을 진두지휘해 왔다면, 주한미군 재배치를 비롯해 한미동맹의 개편 문제를 주도해 온 것은 럼스펠드이다.

한미동맹관계 개편과 관련해 한미간의 현안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세가지다. 이 세 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이미 한미간에 기본 원칙과 방향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고, 주한미군 재배치와 재편은 추진중에 있다. 따라서 럼스펠드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기존 합의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다.

물론 부분적인 조정이 예상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가 한국의 입장에 맞춰 추진될 여지가 커졌고, 2008년 이후 주한미군 지상전력의 추가 감축 가능성이 적어졌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에서 변화의 여지는 충분히 있고, 우리 정부는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그동안 한미간 협상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수용하는 수준에서 협상다운 협상을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 한미동맹 협상 우리 이익 관철해야

주한미군 재배치와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 등이 '전세계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에 의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토지 제공과 비용 부담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함에 따라 지역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한미군의 감축과 역할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지원비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과 추가협상 및 실무협상과정에서 우리의 이익과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미동맹관계가 마치 결단날 것처럼 떠들면서, 네오콘들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고 대변해온 일부 보수언론들도 반성해야 한다. 튼튼한 한미동맹관계는 보다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의 발전을 전제로 한다.

이철기ㆍ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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