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회오리바람에 날려 살고 있던 집이 태평양 건너 미국 땅에 뚝 떨어진다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설치미술 작가 서도호(44)씨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선 컨템포러리 화랑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은 이런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서울에서 날아간 한옥은 미국 동부의 영국식 벽돌집 옆구리를 들이받고 기우뚱 서 있다. 부서진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가는 다시 기둥을 세우고 집을 고친다.
<추락한 별> (Fallen Star) 시리즈는 이 과정을 설치물로 보여준다. 이 시리즈는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운명의 바람’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를 선보이고 있다. 자신이 살았던 미국 집과 한옥을 세부까지 실물과 똑같이 축소해 제작한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면서 정체성을 고민해온 작가의 태도를 반영한다. 추락한>
서도호는 국제적으로 성공한 작가다. 제49회 베니스 비엔날레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고, 뉴욕 구겐하임,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평소 생각과 작품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드로잉, 한국 남자의 일생을 제복의 변화로 표현한 <유니-폼> 시리즈, 작은 인간 군상을 촘촘히 세워 만든 <도어 매트> 등도 선보인다. 전시는 25일까지. (02)720-5789 도어> 유니-폼>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