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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풍속도 'ㅋㅋㅋ^^;' 전/ '신선 백남준' 아바타가 온라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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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풍속도 'ㅋㅋㅋ^^;' 전/ '신선 백남준' 아바타가 온라인에?

입력
2006.11.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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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된 지도 오래. 인터넷을 탐험하고 즐기는 디지털 유목민들 가운데 미술 작가들도 있다.

홍익대 앞 쌈지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ㅋㅋㅋ ;> 전은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재치와 비판의식을 보여주는 전시다. 싸이월드, 아바타, 댓글, 몰카, 인터넷 쇼핑 등 인터넷 세상의 풍속을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포착한 디지털 감성이 흥미롭다.

이름도 별난 작가집단 ‘니나노 프로젝트’는 싸이월드의 아바타를 총동원해 국내 미술계 인맥 지도를 그렸다. 무명작가들의 아바타들로 꽉 찬 망망대해 멀리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한 화랑의 호화 크루즈가 항해 중이다. 백남준 신선은 유유자적 구름을 타고 있고, 젊은 작가들의 우상인 고 박이소는 UFO에 납치당하고 있다. 오글오글 들어찬 아바타마다 실명을 적은 이 작품은 살짝 풍자적이고 익살스럽다.

‘양아치’는 은행 감시카메라로 싸구려 애정 드라마를 찍었다. 데이트 현장 몰카를 해킹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설정이 개인의 내밀한 영역까지 마구잡이로 사냥하는 디지털 세상의 감시 체계를 환기시킨다.

박정환의 <리플 아트> 는 인터넷 댓글 문화를 거리의 현수막으로 옮겼다. 올봄 지방선거 당선자가 내건, ‘성원에 감사하며 약속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당선사례 현수막 아래 “구라 조낸 즐!~013!!! 가드 올려라 면상 나라간다 ㅋㅋㅋㅋ”라는 악플 현수막을 설치하는 식으로 정치를 비꼬았다.

이밖에 인터넷이 만든 신종 단어를 글자꼴 그대로 조각으로 만든 진기종의 <??, 싸이월드 미니홈피 첫머리에 꾸민 가상의 안방을 실제 스튜디오에 재현한 사진으로 두 세계를 대비시킨 중국계 작가 에밀고의 작업, 눈 없는 동그라미 얼굴에 후광을 두른 정체불명의 신이 연화대에 앉은 김태연의 흙판 그림 <디지털 교> 는 인터넷 세상의 요지경에 홀린 눈에 ‘거리 두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관찰, 서술, 풍자 등 여러 방법으로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해석하고 있다. 대체로 재치있고 비판적이지만, 날카롭게 날이 서 있지는 않다. 이들은 인터넷 세상의 신경줄을 이루는 하이퍼링크의 무한 증식과, 가벼움 혹은 통제불능의 당혹스런 발랄함을 즐기고 있다. 예술의, 미술의 새로운 표현 도구이자 주제로 떠오른 인터넷을 요리하는 작가적 상상력과 순발력이 볼 만 하다. 전시는 28일까지. (02)3142-1693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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