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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부의 적을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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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부의 적을 이겨라"

입력
2006.11.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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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정보통신 사업부와 디지털미디어 사업부가 서로 경쟁적인 차세대 정보기술(IT) 제품을 내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기태 사장이 이끄는 정보통신 사업부가 7일 컴퓨터(PC)와 휴대폰을 결합한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단말기 ‘디럭스 MITs’를 내놓은 데 이어 최지성 사장의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도 이 달 중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의 통신기능을 접목한 휴대용 PC ‘울트라모바일PC(UMPC) Q1’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기기는 기능이나 성능면에서 서로 경쟁적인 관계에 있어, 같은 회사의 두 사업부문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정보통신 사업부가 내놓은 수첩크기의 디럭스 MITs는 음성 및 화상통화 기능은 물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PC처럼 중앙처리장치(CPU), 하드디스크와 운영체제인 ‘윈도XP’까지 갖추고 있다. 여기에 좌, 우로 펼쳐지고 위로 올라가는 화면까지 갖추고 있어 영락없이 노트북을 닮았다.

디럭스 MITs는 이처럼 PC 기능을 상당 부분 갖고 있지만, 기획 및 제작과정에서 PC전담 부문인 디지털미디어(DM) 사업부의 협력을 일체 받지 않았다. 심지어 정보통신 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사내에서도 비밀에 붙여 DM사업부는 개발 사실을 몰랐다. DM 사업부가 추진하는 UMPC와 충돌을 우려한 정보통신 사업부의 판단 때문이다. DM 사업부 관계자는 “사전에 일체 협력요청이 없었다”며 “PC 기능 관련 외부 협력과 일부 개발도 정보통신 부문에서 모두 처리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사업부에서 PC영역까지 침범한 와이브로 단말기를 내놓자 DM 사업부도 통신기능을 지닌 신형 UMPC를 이 달 중 내놓는다. DM 사업부가 4월에 인텔, MS와 손잡고 1차 제품을 내놓은 UMPC는 7인치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로 자판 없이 화면을 눌러서 기능을 선택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이번에 선보이는 UMPC는 공교롭게도 인터넷 통신기능을 접목하면서, 정보통신 사업부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와이브로의 대항마인 HSDPA를 탑재한다. 따라서 두 사업부문은 서비스 협력사로 경쟁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정보통신 사업부는 KT와, DM사업부는 SK텔레콤과 손잡고 통신 기능을 지원한다.

이처럼 같은 회사에서 사업부문이 갈라지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 탓이다. DM 사업부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이 독립된 회사와 같다”며 “내부 경쟁을 통해 살아 남는 제품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사업부문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폐단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경쟁을 통한 경쟁력 제고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삼성전자 수뇌부의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부문별로 기획, 개발, 디자인, 부품공급 등을 모든 과정을 독자 추진한다”며 “중복투자의 단점도 있지만 서로 경쟁하며 속도가 빨라지는 등 이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지금까지 이 같은 사업부문 간 경쟁으로 삼성의 외형과 내실이 성장했기 때문에 당분간 내부 경쟁체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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