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용병’이 아니라 그냥 원주 동부 선수다. 동부의 새 주장 자밀 왓킨스 얘기다.
동부는 지난 8일 양경민의 전력 이탈로 사실상 공석이던 주장 자리를 이례적으로 외국인 선수인 왓킨스에게 넘겼다. 한국무대 3년째인 왓킨스가 양경민, 김주성을 제외하곤 TG삼보 시절부터 가장 오래 뛴 선수라는 점과 팀내 영향력이 고려됐다.
왓킨스가 주장 완장을 찬 첫 경기에서 이름값을 하며 팀을 공동 2위로 끌어 올렸다. 동부는 10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왓킨스의 트리플더블급(25점 13리바운드 7블록슛 6어시스트) 활약과 손규완(22점)의 고감도 3점포 5방을 앞세워 4연승을 달리던 울산 모비스를 75-63으로 잡았다.
지난 시즌 상대전적 1승5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모비스인데다 왓킨스는 그 동안 부진에 허덕였던 터라 이날 그의 활약은 더욱 값졌다. 1쿼터부터 3블록슛 7득점으로 펄펄 난 왓킨스는 골밑에서 크리스 버지스(5점 14리바운드)를 완전히 압도했고, 크리스 윌리엄스(27점 11리바운드 3스틸)를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동부는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2쿼터 중반 24-27 상황에서 왓킨스의 골밑슛을 시작으로 배길태 정훈 손규완 등이 연속 10득점, 승기를 잡았다.
손규완의 외곽포도 불을 뿜었다. 손규완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3점슛 2방 등 홀로 8득점해 기세를 몰았고, 동부는 3쿼터 57-48로 줄달음쳤다. 생애 처음으로 주장이 됐다는 왓킨스는 “그 동안 부진했는데 감독님이 믿고 주장을 맡겨준 만큼 보답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주 KCC는 이상민의 공백을 메운 표명일(13점 7어시스트)과 추승균(22점)의 활약으로 인천 전자랜드를 77-75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3쿼터 20점차로 끌려가던 전자랜드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연속 12점을 몰아쳐 경기종료 11초 남기고 3점차(73-76)까지 추격했으나 시간이 모자랐다. 전자랜드는 KCC전 11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주저 앉았다.
원주=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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