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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기린아의 추락

입력
2006.11.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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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록’등 토종 온라인게임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조성용(38) 조이토토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앞두고 자사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시세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조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시세조종 전문가 전모(34)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각각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8월 말 전씨에게 10억원이 들어 있는 차명계좌 3개를 제공하면서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부탁, 8월 25일~9월 5일 조이토토 주가를 1,590~1,890원으로 안정시킨 뒤 총 95억원 어치의 CB를 발행한 혐의다.

조씨는 1996년 “PC 급속히 보급되면 콘텐츠가 돈이 될 것”이라며 게임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서양 판타지에 기반한 온라인게임이 판을 치자 우리 역사를 주제로 한 게임개발에 눈을 돌렸다. 2000년 임진왜란을 무대로 만든 ‘임진록’은 신선함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TV 드라마 ‘왕건’과 ‘허준’이 화제가 되자 이들을 전쟁 영웅과 의사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그는 2002년‘임진록 온라인:거상’이라는 게임을 내놓아 다시 대박을 터뜨렸다. ‘경제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이 게임은 일본과 대만 중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됐고 서울대 교재로 채택됐다.

조씨는 그러나 최근 A사와의 인수합병(M&A)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합병으로 손해를 볼까 우려한 조이토토 주주들이 매수청구권 행사를 통보하자 자금 압박을 받게 됐다. 조씨는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주가조작을 부탁했고 전씨는 매도 물량이 나올 때마다 사들여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상 이후 새 게임 개발이 지지부진하자 초조한 마음에 수렁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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