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중에는 강의를 받고 배가 정박한 항구도시에서는 실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MBA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이 10일 소개했다.
내년 9월 첫 학기 출항에 나설 ‘더 스칼라 십(The Scholar Ship)’은 바다를 가르는 글로벌 경영대학원(MBA)이다. 유람선 회사인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라인스가 후원하고 UC버클리대(미국) 푸단대(중국) 등 전세계 6개 대학의 컨소시엄으로 운영되는 선상 대학이다. 국제경영과 국제교류, 국제관계 전공의 대학원과 학부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첫 입학생들은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해 리스본(포르투갈) 과야킬(에콰도르) 시드니(호주) 상하이(중국) 오키나와(일본) 등을 거쳐 고베까지 지구 반바퀴를 돌며 수업을 받게 되는데, 벌써 16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주목 받고 있다. 학생들이 16주 단위의 학기를 무사히 마치면, 호주 맥커리대에서 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 받는다.
40년 역사를 지닌 ‘시메스터 앳 시(Semester at Sea)’ 선상 교육 프로그램을 최근 인수한 미국 버지니아대는 여기에 경영대학원 과정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원래 이 프로그램은 학부 강의와 중ㆍ장년층 평생교육을 위한 것이나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경영학 강좌가 가장 인기가 높아지자 아예 대학원 코스까지 추진하게 됐다.
미 버지니아주의 올드 도미니언 대학은 1996년부터 미 해군을 위해 ‘십스 앳 시(Ships@Sea)’라는 이름의 대학원 과정의 경영학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위성방송 수신 시설을 갖춘 전세계 미 해군 함정 30여척에서 병사들이 쌍방향 화상 강의로 조직관리 마케팅 회계 등 경영학 수업을 받고 있다.
선상 경영대학의 장점으로는 다국적 교수진과 학생들이 하루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대학 생활과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실상을 두루 체험한다는 점이 꼽힌다. 선상에서는 강의 뿐 아니라 식당 등 비공식 석상에서 교수들과 끊임없이 접촉하기 때문에 강의실 밖 교육 기회도 많다. 하지만 호화 유람선 대학이다보니 더 스칼라십의 경우 16주짜리 한 학기 등록금이 2만달러(약 1,870만원)나 되는 등 학비 부담이 크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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