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8년이라…, 타문화에 대한 이해 결핍에서 비롯된 실책이 컸죠.”
정치에는 문외한이라며 일단 물러섰지만, 미국의 극작가 플립 코블러(44)씨의 말에는 날이 서 있다. <미녀와 야수> , <라이언 킹> , <포카혼타스> , <노트르담의 꼽추> 등 낯익은 디즈니 블록버스터들의 시나리오가 그의 손에서 속속 배출됐다. 그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노트르담의> 포카혼타스> 라이언> 미녀와>
내년 1월 3~26일 명지대 용인캠퍼스에서 열리는 ‘뮤직 펀 잉글리시 캠프’를 주재해야 한다. 그에 앞서 개최지를 피부로 느끼기 위한 방한이다. “인사동, 혜화동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죠. 사람들 많이 만나보려구요.”
그의 영어 연극 캠프는 글로벌하다. 지금 LA 플로리다 뉴욕 등 미국을 비롯, 일본 홍콩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고 있는 캠프는 가장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연극이라는 믿음의 소산이다. “한국에서의 첫 캠프가 잘 되면 여름에 다시 열 계획이에요. LA 캠프에서 한국 학생을 처음 접했는데, 당시 한국의 문화적 풍성함에 감명 받았죠.”
박찬욱 감독의 나라에 왔다는 흥분도 적잖다. “와 <올드 보이> 를 보고 엄청난 팬이 된 셈이죠. 기회가 닿으면 박 감독과 만나 미국 영화와 한국 영화의 차이 같은 문제를 두고 토론도 하고 싶네요.” 이참에 역사, 전래 설화 등 한국 문화의 원류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접근해 볼 요량이다. 그는 영감을 얻는 데는 천천히 많이 읽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은 옛날의 탐정 이야기 5~6 가지를 한꺼번에 보고 있다. 올드>
캠프가 본격 가동하는 내년에는 고교 연극 교사이자, 18년째 디즈니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부인 신디 마커스(46)도 동행한다. 둘은 굳건한 동지다. “내가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내 덕분이죠. <라이온 킹2> 를 열심히 쓰고 있을 때, 아내는 임신 9개월이었어요.” 그래서 여타 작품보다 러브 스토리가 강조됐다는 설명이다. 라이온>
상업성이 판치는 미국 연예계에서 드라마의 교육적 효과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작업해 온 그에게는 애미, 아카데미 등 6개의 상이 주어졌다. 그러나 정작 본인에게 가장 뜻 깊었던 것은 실비(Silvie)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이다. 좋은 인성과 태도를 함양한 예술가에게 주어진다.
그는 디즈니를 통해 명성을 얻었지만,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캠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음악가ㆍ안무가 등 LA 캠프의 스탭 4명은 물론, 진행을 도울 보조 교사 7명이 한국 캠프에 동참한다. 이번 한국 방문은 11일까지.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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