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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회사 투자 유의하라? 주가급등 남양유업 "실적 내리막" 이색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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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회사 투자 유의하라? 주가급등 남양유업 "실적 내리막" 이색 공시

입력
2006.11.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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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저희 회사 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것 참 큰일이로군."

10일 개장 직후인 오전 9시9분 남양유업의 주가가 드디어 100만원을 뚫더니 사상 최고가인 105만원을 기록했다. 10월 초 71만원대였던 주가가 한 달여 만에 50% 가까이 올랐다.

이날 오전 9시14분 회사는 공시를 냈다.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제목의 공시는 "자사 투자에 유의하라"는 내용이었다. 공시는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3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46억원에 비해 82억원(18.4%)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산율 감소와 모유장려운동, 외국분유업체 및 신규업체 시장진입 등 대외적인 환경변화, 자사 제품 일부에서 사카자키균이 극미량 검출되는 대내적 악재 여파가 분유 및 이유식 시장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쳐 영업이익이 감소됐다"고 설명하고 특히 "향후 감소폭은 더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는 친절한 조언도 덧붙였다.

불순한 동기로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리는 일이 빈번한 증시에서 남양유업의 이날 공시는 화제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14일까지 실적발표를 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주가 급등세가 걱정스러워 '전망치'라도 일찍 내기로 사장님(대표이사 박건호)의 결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좋아 주가가 오른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 결국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주가가 급등락하면 회사에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현실적인 속내도 살짝 내비쳤다.

한편으로는 최근 증시에서 돌고 있는 '장하성 펀드가 투자했다'는 루머에 신경을 쓴 조치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데도 자꾸 그런 소문이 나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상한가 직전까지 갔던 주가는 공시 덕분에 3.27% 상승 마감으로 선방했다. 남양유업은 유보율이 1만%를 넘고 부채비율이 0%인 대표적 알짜 회사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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