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ㆍ하 양원을 모두 장악함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의회의 주요 직책에 민주당 대북 협상파가 대거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부 대외정책에 무시 못할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원 외교위원장에는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의원이 유력시되는데 그는 북미 양자 협상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인물이다. 그는 당연히 조지 W 부시 정권의 대북 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자신의 외교적 해법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 복안을 갖고 있는지는 좀더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존 케리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동아태소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확실시되는 톰 랜토스 의원은 훨씬 의욕적이다. 그는 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직접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구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의 교무부총장을 지낸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도 절친한 사이라서 국제관계위원장 자격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랜토스 의원은 리비아의 가다피 국가원수를 설득,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자신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면서 “이미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그는 북한 제재는 효과가 없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계 유대인으로 나치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했던 랜토스 의원은 북한 인권문제에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원 세입세출위 산하 자유무역협정(FTA) 담당 소위원장에는 샌더 레빈 의원이 유력하다. 자동차 산업이 밀집해 있는 미시간 출신인데다 친 노조 성향으로 FTA에 비판적이어서 한미 FTA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국방부에서 한국 등을 맡았던 리처드 롤리스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조직개편에 따라 아태담당 차관보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승진하면 한국 문제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나 차관보 산하 3명의 부차관보 가운데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보다 실무적으로 한국 문제를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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