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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두 강자 "경영스타일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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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두 강자 "경영스타일 다르네"

입력
2006.11.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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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신세계와 롯데가 판이한 경영스타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가 사업 부문간 '견제와 경쟁'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는 달리, 신세계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학서 사장을 필두로 석강 백화점부문 대표와 이경상 이마트 대표체제로 운영되는 신세계는 외환위기 이후 할인점 사업에 주력, 이마트를 국내 대표 유통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특히 올해는 세계 정상의 유통업체인 월마트까지 인수, 명실상부한 유통강자로 우뚝 섰다.

문제는 신세계의 모태인 백화점부문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 일부 매장은 사업을 접거나 업종을 변경해야 할 상황에까지 놓였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조심스런 전략수정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내년 3월 백화점 본점 본관건물 재개장과 수도권 최대 상권인 분당ㆍ용인지역을 겨낭한 죽전점 오픈을 계기로 백화점쪽 고삐를 바짝 죈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규모의 백화점이 될 부산 센텀시티점도 착공에 들어가 공사진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매장이 최근 100개를 넘어서는 등 2위 업체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격차를 벌여놓았다"며 "이제는 백화점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때가 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할인점(이마트)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왔다면, 이젠 다시 백화점 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이인원 롯데백화점 사장과 이철우 롯데마트 사장의 '투 톱'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한쪽으로 역량을 모아주기 보다는, 오히려 경쟁을 통해 생존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응집력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과거 카르푸 인수전에서 신세계 스타일로 선택과 집중을 해 이랜드를 제쳤다면 지금처럼 롯데마트가 업계 4위로 뒤쳐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견제와 경쟁'방식이 여전히 낫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어차피 백화점과 할인점 모두를 영위하는 이상 한쪽으로 몰아가기 보다는 각 부문마다 총력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진출도 백화점과 할인점 별개로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점에 이어 2008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진출할 예정. 반면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1호점을 개점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지역에 15~20개의 점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주변에선 "롯데백화점의 해외진출에 자극받아 롯데마트도 해외진출을 결심했으며 여기엔 두 사장간 경쟁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롯데와 신세계 가운데 최종적으로 누가 웃게 될 지도 재미있는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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