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표면적으로나마 잠잠한 듯 했던 조직폭력배의 움직임이 요즘 들어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초 부산지역 조폭들이 시내 한복판에서 공공연하게 위력을 과시한 일을 비롯해 최근 바다이야기 사건과 연예인들을 동원한 선거개입 및 유명 연예인 협박사건 등 관련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폭력배가 농어촌까지 침투하고, 대학가 총학생회선거나 교내 이권에까지 손대는 등 활동범위가 급속도로 커지고 다양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조직폭력배가 결코 용납돼선 안될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점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폭력, 협박, 갈취, 권리행사 방해 등 온갖 추잡하고 비열한 행위로 시민생활에 직접적 해악을 끼칠 뿐 아니라 마약, 도박 등 가장 죄질 나쁜 범죄의 근원으로서 사회의 건강한 질서와 기풍을 허무는 게 그들이다.
당국은 현재 전국의 조직폭력배를 200여 개파, 5,0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이는 사건화한 경우만으로 추정한 것이어서 실제는 몇 배 더 많을 것이다. 통계 상으로도 조직폭력배 숫자와 범죄발생률의 상관관계가 분명한 만큼 최근 조폭들의 발호 움직임은 예사로이 봐 넘길 일이 아니다.
한심한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조폭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 심지어 환상까지 심어주는 분위기다. 조폭물은 영화계에서 아예 장르가 돼 버린 지 오래고, 황금시간대 TV드라마도 걸핏하면 조폭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청소년이 주 소비층인 뮤직비디오의 폭력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오랜 수사관들이나 경험자들은 한결같이 조폭을 쓰레기같은 파렴치한들로 증언하고 있는데 이런 영상물은 현실과도 전혀 동떨어진 묘사를 하고 있다. 연예 종사자들은 문화라는 이름 아래 조폭을 이용한 돈벌이를 그만두기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 곧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면서 특히 민생치안의 이완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치안당국은 최근의 양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다른 어느 분야에 앞서 조직폭력배들의 뿌리를 뽑는 데 각별히 노력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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