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이 '옛 사주 문제 해결'에 대한 채권은행 간 견해차로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부실에 책임이 있는 옛 사주가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결론을 내고 매각 절차를 진행하자는 산업은행과, 매각 일정을 진행하면서 옛 사주 문제를 논의하자는 외환은행의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8일 외환은행에서 1차 회의를 갖고 주간사 선정과 옛 사주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주주협의회는 이 달 말까지 외환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3개 운영위원회 기관들이 협의를 진행하고 이 달 말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주주협의회에서 재논의키로 했다.
1대 채권자인 외환은행과 2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이 같은 의견 대립은 현대건설 매각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는 산업은행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옛 사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가 복잡한 법적, 사회적 논란이 불거질 경우 그 폐해가 채권은행쪽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옛 사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산은은 또한 주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매물로 시장에 나와있는 만큼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바뀐 후에 책임 있는 매각 절차를 진행하자는 속내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건설 주식 50.35%를 갖고 있으며, 외환은행이 12.5%, 산업은행이 11.2%, 우리은행이 10.7%를 보유하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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