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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美 첫 여성 하원의장/ 골수 진보 여장부 펠로시… 부시와 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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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美 첫 여성 하원의장/ 골수 진보 여장부 펠로시… 부시와 충돌 예고

입력
2006.11.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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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데니스 해스터트(64) 하원의장이 8년 동안 놓지 않았던 의사봉을 낸시 펠로시(66)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넘겨 주게 됐다. 7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해스터트 의장은 10월 마크 폴리 전 의원이 미성년 사환들과 성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진작부터 의장직 사임 압력을 받았지만 거부하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유지하면 의장직을 계속하겠다고 버텼지만 결국 ‘국민의 선택’에 따라 물러나게 됐다.

반면 민주당 낸시 펠로시는 미국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에 이어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10선의 베테랑 의원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77%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된 펠로시는 4년 동안 민주당 원내 대표로 활동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무능한 지도자’라고 부르는 등 날선 공격을 계속해 왔다. 공화당은 펠로시를 ‘미치광이 진보의 화신’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론을 따르지 않는 의원들에게 강력한 징계를 가하는 냉정한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펠로시의 지역구는 민주당의 아성으로 유권자들이 매우 진보적 성향을 띠는 샌프란시스코다. 그 역시 낙태를 옹호하고, 총기 소유에 반대하며 중국 등 제3세계 인권 문제를 집중 제기하는 ‘골수 민주당원’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샌프란시스코의 진보적 가치관이 전 미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샌프란 가치’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보수적 유권자들의 표를 결집시키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성결혼 문제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고 부시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당내 일부 주장에 제동을 건 것도 펠로시여서 꽉 막힌 투사형은 아니라는 평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갑부 폴 펠로시와 결혼, 막대한 재산을 갖고 있고 옷차림과 외모에도 매우 신경을 쓰는 편이어서 ‘아르마니를 입은 좌파’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할 경우 ‘첫 100시간’ 동안 추진해야 할 의제로 ▦이라크 미군 철수 시한 확정 ▦최저임금 인상 ▦줄기세포 연구 지원 ▦석유기업 감세 철폐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06년 국방수권법에 미군 철수 시간표 제시를 넣으라고 밀어붙이는 등 이라크전 철군을 강력히 주장해 왔기 때문에 펠로시가 하원의장이 되면 미국의 이라크전 수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펠로시가 이 같은 약속을 실행에 옮기려 할 경우 부시 행정부 및 공화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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