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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YS 화해하면…

입력
2006.11.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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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부에서 1987년 6ㆍ10 민중항쟁 20주년이 되는 내년에 김영삼(YS).김대중(DJ) 두 전직 대통령의 화해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6ㆍ10 항쟁을 상징하는 두 인물의 화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해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YS와 가까운 열린우리당 김혁규 전 최고위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DJ의 핵심측근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본인이 두 사람의 만남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도청 사건 때문에 회동이 무산된 사실을 소개한 뒤, “박 전 실장과 계속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YS는 긍정적인 입장인데 DJ의 의중이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야 진영에서도 DJ와 YS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6ㆍ10 항쟁 당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김성근ㆍ박형규 목사와 함세웅 신부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주축이다.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인 이들은 궁극적으로 DJ와 YS가 한 자리에서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동서화합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과 가까운 우리당 재야파도 교감을 나누고 있다.

사실 DJ와 YS는 그간 민주화 과정에서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항상 긴장관계에 있었다. 특히 90년 YS가 3당 합당을 결행한 이후엔 화해가 어려운 듯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YS는 국민의 정부 시절 DJ에 대해 줄곧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고,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청와대에서 있은 전직 대통령 모임에서도 YS는 DJ의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실험을 불러왔다고 비난했었다.

그럼에도 여권 내에서 두 사람의 화해에 기대감을 갖는 건 내년 대선 때문이다. 우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DJ와 YS의 화해는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상징한다”며 “통합신당 창당의 파괴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의 균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교동계와 가까운 한 의원은 “DJ와 YS의 화해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치권이 개입하기 보다는 우리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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