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어린이를 병원에 데려다 주려다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30대가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8일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김모(39ㆍ전남 여수시 봉강동)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8월 30일 오후 9시 40분께 전남 여수시 여서동 한재터널 부근에서 술을 마신 후 집으로 가고 있던 김씨는 머리에 피를 흘리는 아들을 업고 있는 박모(32ㆍ여)씨를 발견했다. 박씨는 26개월 된 아들이 계단에서 굴러 머리를 다치자 승용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리고 가던 중 설상가상 앞서가던 차량까지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고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김씨는 박씨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박씨의 승용차에 모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150m 가량을 가다가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혐의로 단속되고 말았다.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43%로 면허가 취소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순천지청 김창수 검사는 김씨가 다른 사람의 차를 운전했고, 어린이를 병원에 후송하려고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온정을 베풀기로 했다.
순천=안경호 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