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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外大 총장의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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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外大 총장의 소신

입력
200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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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교육계의 시선은 한국외국어대에 모아졌다. 이 대학 노조가 대학노조사상 가장 긴 215일 동안의 파업을 사실상 끝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부 지도부는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파업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 종지부 소식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총장의 리더십’이었다.

사실 대학가에서는 대학노조 가운데 최강성으로 꼽히는 외대 노조가 4월6일 파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노조의 완승에 무게를 뒀다. 민주노총 본부가 파업 지원에 나서면서 이런 기류는 더욱 뚜렷해 보였다. 학교가 노조 측 인사ㆍ징계위원 수를 늘리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하지만 박철 총장은 2가지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다. ‘무노동 무임금’과 ‘법과 상식에 어긋난 타협 불가’ 였다. 파업이 장기화할 기미를 보이자 그는 묘안을 내놓기도 했다. 무노동 무임금으로 축적된 재정을 학생 장학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노조는 힘이 빠지고 크게 동요했지만 학생들은 환영했다. 10월25일에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고 징계하겠다는 업무복귀명령서를 보냈다.

박 총장은 원칙을 지키면서도 경찰력 등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학내 문제는 학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외대의 한 보직교수는 “적당히 봉합하라는 일부 요구를 원칙론으로 물리친 박 총장을 보면서 학교 전체가 힘을 얻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로 요동치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노조와 학생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집단행동을 목전에 둔 학교도 상당수다. 이런 학교들에게 박 총장의 원칙주의와 인내심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김진각 사회부차장대우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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