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단단하고 목소리 큰 게 강한 것이냐, 국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소신을 지키는 것이 강한 것이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인터넷 미디어 기자간담회에서 '대권주자로서 여성이 약점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한 반문이다. 전날 "운하가 경제정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말로 경쟁자 이명박 전 시장을 에둘러 비판했던 박 전 대표는 이 날도"대운하, 과학도시 같은 국토개발계획은 당 대표 시절에 (나도) 많이 내놓았었다"며 이 전 시장을 재차 겨냥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비행에 대해서도 "여당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는 분석도 있다"며 "지금 지지율은 의미 없다"고도 했다.
이전의 박 전 대표라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가 바뀌고 있다. 방향은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대중적으로'이다.
박 전 대표는 6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특강에서도 '싸이질','얼짱','수첩공주'등 용어를 구사하며 대학생들에게 다가서려는 몸짓을 보였다.
도덕교과서 같았던 그의 연설문에선 대중적 용어들을 채워넣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는 신문에 난 자기 기사를 일일이 챙겨 읽어보고 기자들에게 격의 없이 전화를 걸기도 한다. 의원회관 방으로 의원들도 먼저 찾아 나선다고 한다. 그는 당 대표 시절에는 '대권을 의식해 사람을 모은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사람 만나는 것을 자제했었다.
원칙만 앞세우는 모범생 이미지로는 대권 게임에서 경쟁이 안 된다는 절감한 듯한 행보의 변화다. 한 측근 의원은"박 전 대표가 더 이상 자신이 야당 대표가 아니라 대중의 표를 받아야 하는 대권주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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