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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靑, 금리 올려 집값잡기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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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靑, 금리 올려 집값잡기 교감?

입력
2006.11.0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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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이 7일 청와대 비서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했다는 소문에 한때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열리는 데다 청와대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분위기를 직간접으로 풍겨왔기 때문이었다.

소문의 요지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6일 한은을 방문 이성태 총재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부동산안정을 위해 콜금리 인상 또는 총액대출 규제 중 하나를 선택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단순한 인사차 방문”이며 “금융정책과 관련한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비서관이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주도했고, 금통위 콜금리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방문했다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부동산 대책의 마지막 카드로 금융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이 총재도 7일 개최된 세계 중앙은행 세미나 개회사에서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검토하는 듯한 발언을 해 금융시장의 긴장이 고조됐다. 평소 준비된 원고를 읽기보다 즉흥 발언을 통해 한은의 금리정책을 미리 암시해 온 이 총재의 스타일을 눈 여겨본 사람들은 이번 발언을 콜금리 인상과 연결해 생각하는 분위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정경제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던 것을 생각하면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이다.

최근 경기 상황도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다. 어제 발표된 9월 광의유동성 경향에서 최근 단기자금이 급등해 부동산시장에 거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또 9월중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3%나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6%대의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실사지수(BSI) 역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여 금리 인상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은이 9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당장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분명한 것은 금리 인하론이 자취를 감췄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에서 꼭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부동산 급등과 관련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채권시장의 지배적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에 매달리는 여당과 정부의 압력이 변수다. 박병원 재경부차관은 이날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은 적절치 않다”며 금리인상에 대한 반대를 명백히 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결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오늘은 아무 말도 않겠다. 모레 결정 난다”고 밝혔다. 4월 취임이후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해온 이성태 총재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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