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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대북 사치품 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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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대북 사치품 금수

입력
2006.11.0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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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 주어진 자율등반이었다. 금강산 자락에 우리를 풀어놓기 전에 가이드는 주의를 줬다. 그 중 하나가, 산에 오르기 전에 가급적이면 등반로 입구에 있는 휴게소 '목련관'의 화장실을 들르라는 거였다.

그 말에 목련관으로 발길을 돌렸다가, 막걸리와 쇠고기 꼬치구이를 시켜놓고 야외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일행을 만났다. 한 꼬치에 2달러인 쇠고기 숯불구이가 환상적으로 맛있었다.

냄새부터가 어렸을 적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바로 그 불고기였다. "이거 한우지요?" 시인 장석남이 맛있어 하며 휴게소 판매원에게 묻는 말에 우리는 낄낄 웃었다. "네, 우리 토종솝니다!" 판매원이 자부심에 차 대답했다. 막걸리도 달고 짜릿한 게 혀에 짝짝 달라붙었다. 그 자리에 눌러앉아 한가롭게 식도락을 즐기고 싶었지만 언제 다시 와볼지 모를 금강산이었다.

옥 같은 개울이 하얀 바위를 휘돌며 찰찰 흐르는 가을 금강, 풍악산을 오르다 중간 쉼터의 화장실에 1달러를 내고 들렀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오물 처리 약품 비용이라고 했다. 의자 식 요강이 있는 '위생소'를 나와 허위허위 걸음을 재촉했다. 마침내, 최치원이 "만 섬의 진주알이 쏟아지는 듯하다" 읊었다는 구룡폭포였다.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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