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7일 “대선이 있기 전에 정치안정화와 정치비용 절감을 위한 최소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와 선거를 일치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며, 이번에 손대지 못하면 다시 30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ㆍ부통령제 역시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당이 개헌론을 다시 제기한 것은 추진 중인 정계개편 명분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정계개편 논의로 가뜩이나 정국이 어수선한 마당에 한나라당 등의 결사 반대 때문에 현실성도 희박한 개헌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오직 새판짜기를 위해 정치권을 극심한 혼란에 밀어넣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당 창당은 정치사에 크게 기록될만한 의미 있는 정치실험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정치실험을 마감하고,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언인지를 가려내서, 또 한번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당 해체를 통해 통합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정계개편 방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 “정부는 앞으로 시세의 80% 이하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당은 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 폐기를 담보하는 포괄적 접근으로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며 고위급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우리당은 정기국회 회기종료일인 내달 9일까지 당의 진로와 정계개
편 방향에 대한 지도부 차원의 방안을 마련, 의원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우리당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김근태 의장 주재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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